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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야기

암 진단 받고 제일 먼저 한 일은?

by 지속과누적 2026.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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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가건강검진에서 시작됐음"

 

암 진단을 받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검색한다. 

"암 진단 받고 제일 먼저 뭘 해아 하나요?"
"어디 병원부터 가야 하나요?"
"지금 이 상태면 늦은 건가요?" 

 

나도 역시 그 질문들 속에 있었다. 

다만 내 경우는, 암을 '의심해서' 발견한 게 아니었다. 

전조 증상도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 


국가건강검진, 그리고 의사선생님과 문진

 

동네 내과로 국가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을 때였다. 

의사 문진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 소화가 좀 안 되고, 살이 좀 빠졌어요"

 

그 말을 듣더니 의사선생님이 말했다. 

"추가 비용이 들긴 하는데, 복부 초음파 정도는 추가해 보면 어때요?"

 

그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동의했다. 

바쁘게 살고 있었고, 시간 내서 온 병원이니까 온김에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복부 초음파에서 모든 게 시작됐다. 

살면서 그렇게 오래 초음파를 본적이 없었다. 의사 한 명이 들어와서 보더니

한참을 보다가 다른 의사를 불러왔다. 둘이서 속닥속닥 한참을 보더니 

나가서 대기하라고 했다.

진단 당시의 건강검진결과표
진단 당시의 건강검진결과표


초음파 결과, 이상하다는 말들을 했다. 

 

초음파 결과를 정리하면 이랬다. 

  • 복부 초음파 이상
  • 간처럼 보이는 혹(정확하진 않음)
  • 난소에 매우 큰 혹(물혹 같지만 크기가 큼)
  • 간에도 뭐가 보임
  • 갑상선에도 혹(크지만 모양은 비교적 양호, 추적 필요)
  • CT 촬영 필요
  • 수술적 치료 가능성 있음
  • 간이 가장 문제로 보임
  • 위 내시경 가장 깨끗한데 위 밖에서 뭔가 누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음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큰 병원에서 바로 검사받는 게 좋겠습니다" 
"병원을 바로 잡아줄게요. 급하네요"
"오늘이라도 당장 아프면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세요" 

 

그 자리에서 의사는 삼성서울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예약을 잡아줬다

그날 밤, 이상하게 복부가 불편해졌다. 나는 지역 거점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 


응급실에서 CT, 그리고 너무 직설적인 말

 

응급 CT를 찍고, 

누워서 한참을 기다리던 중 응급의학과 의사가 다가와 말했다. 

"늦었어요. 돌아가실거예요."

 

내가 물었다.

"그럼 저는 죽는 건가요?" 

 

그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그 말은 환자에게 너무 가혹했다.  


"난소암 전이일 수도 있다" 

 

대학병원에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 난소와 간 모두 악성 가능성 높음
  • 난소암이 간으로 전이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 난소의 혹이 5cm 이상이면 꼬일 위험도 있음
  • 급성 복통 시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 있음

그 길로 바로 고향으로 올라가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전달 방식은 지금도 후회가 된다. 

하지만, 어떻게 말했어도 부모님은 놀랐을 것이다

진단 받고, 고향으로 올라가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먹었던 휴게소 라면.


진짜 시작은 '병원 예약 전쟁'

 

이때부터가 진짜였다. 

  • 삼성서울병원
  • 서울아산병원
  • 서울대병원
  • 국립암센터

간담도외과, 산부인과... 가능한 모든 과를 동시에 전화를 돌렸다. 

  • 취소 자리 대기
  • 전화로 수시 확인

이렇게 하니, 정말로 예약 취소는 계속 나오고 결국 예약이 잡혔다.


아산병원 입원, 그리고 '육종'

 

아산병원에서 1주일을 입원하며 각종 검사를 했다. 

의사는 말했다. 

"난소암 표지자가 안 올라요"
"그러면 육종일 가능성이 큽니다"
"육종이면...피곤해져요"

 

그리고 결국 진단은 육종, 그중에서도 희귀암이었다. 

 

PET-CT를 찍었을 때, 

화면 속 내 몸은 하얀색으로 가득했다

친절하셨던 아산병원 간호간병통합 병동 의료진분들
어색하고 답답했던 입원복,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사진 하나는 남겼구나.
처음엔 맛있었는데 일주일을 먹으니 지루해진 병원밥
답답할 때 자주 갔던 병원 옥상 정원


"수술해도 죽는다"는 말

 

주치의는 이렇게 말했다. 

"다학제 회의 결과, 수술해도 돌아가실 가능성이 큽니다"
"고식적 항암 정도가 최선일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이렇게 덧붙였다.

"딸 같아서...수술은 내가 해줄게요. 다만, 장담은 못해요"

 

그 말이 너무 무서웠다. 당시에는 그런 의사가 있냐며 화를 냈지만

사실은 엄청 무섭고 절망스러웠던 거 같다. 

그런 감정을 처음 느껴봤다. 세상에서 버려지는 것 같은 느낌. 

 

나는 결국 국립암센터에서 수술을 받았다. 


최종 진단 : 초희귀암 PEcoma

 

조직검사 결과는 PEcoma. 

유전자 검사 결과, 맞는 항암제 없음

 

항암은 할 수 없었다. 

 

대신 

  • 시롤리무스(라파로벨)
  • 표적치료제 복용 시작

그리고 지금, 나는 추적 관찰을 하며 잘 살고 있다.


암 진단 후, 내가 가장 먼저 한 일

 

돌이켜보면 이거 였다. 

무너지지 않기
한 병원의 말만 믿지 않기
최대한 빨리, 최대한 많은 정보를 확인하기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움직이기

일단 다른건 잘 모르겠고 운동부터 먼저 시작했던 그때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이 글은

불안을 키우기 위한 정보가 아니라, 

상황을 정리하고 판단을 돕기 위한 기록입니다.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길이 이미 정해지는 건 아닙니다. 

 

나처럼, 

예외는 분명이 존재합니다.


많이 묻는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본다. 

 

Q) 암 진단을 받으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하나요?

암 진단 직후 가장 중요한 것은 공포에 압도되기보다,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추가 검사와 전문 병원 연결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 입니다. 

단일 검사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영상 검사와 조직 검사 등

정확한 진단 과정이 필요합니다. 

 

Q)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나요? 

네.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국가건강검진 중 문진이나 추가 검사(예: 복부 초음파)를 통해

우연히 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일부 희귀암이나 육종의 경우 초기 혈액검사나 내시경에서 

이상이 없을 수 있습니다. 

 

Q) CT에서 이상이 나오면 바로 큰 병원에 가야 하나요?

CT나 초음파에서 악성 가능성이 의심될 경우, 

지역 병원에서 시간을 지체하기보다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정식 판독과 추가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예약은 취소 대기를 활용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잡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Q) 여러 병원을 동시에 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되나요?

암 진단 초기에는 한 병원에만 의존하기보다, 

여러 상급병원의 진료 가능 여부를 동시에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병원마다 검사 접근과 판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희귀암이나 육종은 치료가 불가능한가요?

희귀암이나 육종이라고 해서 치료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표준 항암치료가 어렵더라도, 

표적치료나 임상적 판단을 통해 개별 치료 전략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단명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상태와 치료 가능성에 대한

개별적 평가입니다. 

서점가를 돌아다니다가 운명처럼 만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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